바다가 얼 수 있나?
바다가 얼 수 있나? 영하 2도 결빙 온도
바다가 얼 수 있나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겨울철 극한의 추위 속에서 바닷물이 어떤 과정으로 변하는지 그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을 살펴보세요.
바다가 얼 수 있나? 거대한 소금물의 비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다는 실제로 얼 수 있으며, 지구 전체 바다 표면의 일부분은 계절에 따라 얼음으로 뒤덮입니다. 많은 사람이 소금기 때문에 바다는 절대 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면 거대한 해수도 결국 단단한 해빙(Sea Ice)으로 변화합니다.
하지만 바다가 어는 과정은 동네의 작은 연못이나 강물이 어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여기에는 염분, 온도의 수직 변화, 그리고 바다의 거대한 열 용량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소금물이 얼음 조각으로 변하기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과학적 법칙들이 숨어 있습니다.
바닷물 어는점: 영하 1.8도가 만들어내는 임계점
순수한 민물은 정확히 0도에서 얼기 시작하지만, 평균 3.5%의 소금(염분)이 녹아 있는 바닷물은 약 영하 1.8도에서 영하 2도에 도달해야 비로소 얼기 시작합니다 [1][2]. 물 분자가 서로 결합해 단단한 얼음 격자 구조를 형성해야 할 때, 물속에 녹아 있는 소듐(나트륨)과 클로라이드(염화) 이온들이 그 사이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소금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바닷물 어는점은 더욱 아래로 내려갑니다. 전 세계 해수의 평균적인 염분 밀도 하에서는 영하 1.8도라는 가혹한 환경이 조성되어야만 얼음의 첫 씨앗이 뿌려집니다. 이 현상을 화학에서는 어는점 내림이라고 부르며, 바다가 쉽게 얼지 않도록 막아주는 첫 번째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바다가 민물보다 훨씬 늦게 어는 결정적 이유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져도 바다가 며칠 만에 쉽게 얼어붙지 않는 이유는 물의 밀도 변화와 끊임없는 순환 때문입니다. 민물은 대략 4도에서 밀도가 가장 높아져 바닥으로 가라앉고, 표면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0도의 물이 남아 빠르게 얼어붙습니다. 호수 표면에 얇은 얼음 막이 먼저 생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반면 바닷물은 어는점에 도달할 때까지 온도가 낮아질수록 밀도가 계속해서 무거워집니다. 표면의 차가워진 바닷물이 무거워져 아래로 가라앉으면, 아래쪽에 있던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위로 올라옵니다. 이 거대한 수직 순환(대류 현상) 때문에 바다가 얼려면 표면뿐만 아니라 상층부 약 100미터에서 150미터 깊이의 전체 수온이 모두 영하 1.8도 근처까지 냉각되어야 합니다.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어야 하므로 냉각 과정이 극도로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바다는 거대한 열 용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열을 흡수하고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주변 기온이 일시적으로 급하강하더라도 스스로 품고 있는 열을 방출하며 버텨냅니다. 파도와 강한 바람,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해류 역시 물 분자들이 한곳에 고정되어 얼음 결정을 형성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해합니다.
바다 얼음은 짤까? 해빙의 독특한 정화 과정
신기하게도 바닷물이 얼어붙어 만들어진 얼음은 짜지 않고 거의 순수한 물에 가깝습니다. 얼음 격자가 구조를 형성할 때 소금 성분을 밀어내고 물 분자끼리만 결합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소금 배출(Brine Rejection)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얼음이 급격하게 얼어붙을 때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진한 소금물 고인 물(염수 포켓)이 얼음 사이에 미세하게 갇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무거운 소금물은 얼음 사이의 미세한 통로를 통해 바다 밑으로 서서히 흘러내려 가고, 결국 해빙 자체는 녹여서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순수해집니다.
민물과 바닷물의 얼음 형성 특성 비교
물에 녹아 있는 염분의 유무는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온도와 그 구조적 특징을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민물 (강물/호수)
- 처음부터 소금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하게 순수한 얼음이 형성됨
- 표면층만 냉각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우 빠르게 얼어붙음
- 약 4도에서 밀도가 가장 높으며, 이후 차가워지면 가벼워져 표면에 머무름
- 정확히 0도에서 얼기 시작함
바닷물 (해수) ⭐
- 얼음이 얼면서 소금을 배출하므로 시간이 흐를수록 순수한 얼음만 남음
- 상층 수백 미터의 물이 모두 식어야 하므로 결빙 속도가 매우 느림
- 어는점에 도달할 때까지 온도가 낮아질수록 계속 무거워져 끊임없이 가라앉음
- 평균 약 영하 1.8도에서 영하 2도 사이에서 얼기 시작함
민물은 표면부터 빠르게 차가워져 뚜껑을 덮듯 얼어붙지만, 바닷물은 전체 상층부가 고르게 식어야만 얼기 시작합니다. 이 때문에 극지방처럼 지속적인 혹한이 유지되는 환경이 아니라면 바다가 얼어붙는 모습은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북극해 탐사선의 한겨울 고립과 생존
지구 온난화와 해빙 변화를 연구하는 탐사팀 소속의 김진호 연구원은 겨울철 북극 해역에서 관측선과 함께 한 달 동안 고립되는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얼음이 얼기 전 미리 진입했지만 강한 북극풍과 함께 기온이 순식간에 영하 30도 이하로 곤두박질치며 선박 주변의 바다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첫 일주일 동안 선원들은 배가 얼음에 갇혀 선체가 파손될까 봐 큰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파도에 밀려온 바닷물이 선박 외벽에 부딪히며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배의 무게 중심을 무너뜨릴 정도로 얼음 두께가 두꺼워져 매일 망치로 얼음을 깨내는 고된 육체적 노동을 견뎌야 했습니다.
이때 김 연구원은 바다 얼음이 얼 때 소금을 주변 해수로 뿜어내어 얼음 자체는 단단하고 유연한 담수 결정이 된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배를 옥죄던 얼음 표면의 진한 염수들이 밑으로 완전히 빠져나가 안정화될 때까지 무리하게 배를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는 유연한 대응 전략을 택했습니다.
결국 3주가 지나자 선박 주변은 약 2미터 두께의 견고한 해빙 평원으로 변했고 배는 안전하게 고정되었습니다. 탐사팀은 얼어붙은 바다 위에서 안전하게 관측 장비를 운용하며 일정을 무사히 마쳤고, 자연의 정화 작용을 직접 몸으로 체감하는 값진 경험을 얻었습니다.
가져가야 할 지식
바닷물의 어는점은 영하 1.8도 내외평균 3.5%의 염분을 포함한 해수는 소금의 간섭 현상으로 인해 순수한 물보다 낮은 영하 1.8도 안팎에서 얼기 시작합니다.
수직 대류와 거대한 열 용량이 결빙을 늦춤차가워진 바닷물이 끊임없이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과 바다가 가진 엄청난 열 보유 능력 때문에 민물보다 어는 속도가 현저히 느립니다.
해빙은 소금을 배출하는 정화 과정을 거침바다가 얼 때 얼음 결정은 소금을 스스로 밀어내며, 갇혀 있던 진한 염수마저 아래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순수한 얼음만 남게 됩니다.
더 알아야 할 것
바닷물이 얼어서 만든 얼음을 먹으면 짠맛이 나나요?
거의 짜지 않습니다. 바닷물이 얼 때 소금 성분은 얼음 결정 구조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에 얼음 자체는 순수한 물에 가깝습니다. 얼음 사이에 미세하게 갇혔던 아주 짠 소금물들도 시간이 흐르면 아래로 다 흘러내려 가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 얼음을 녹여 식수로 쓸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지구 바다 중에서 얼마나 많은 면적이 얼어붙어 있나요?
계절과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전 세계 바다 면적의 약 12%에서 15% 정도가 해빙으로 덮여 있습니다. 북극해의 상당 부분과 남극 대륙을 둘러싼 남극해 주변이 대표적이며, 겨울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여름이 되면 상당 부분 녹아내리는 순환을 반복합니다.
우리나라 바다도 겨울에 어는 곳이 있나요?
그렇습니다. 한국의 경우 겨울철 한파가 몰아치면 수심이 얕고 조류가 비교적 잔잔한 강화도 앞바다나 가로림만, 서해안 일부 갯벌 지역의 바닷물이 얼어붙는 현상이 종종 관찰됩니다. 다만 깊은 동해나 남해안은 수심이 깊고 따뜻한 해류가 흘러 얼지 않습니다.
관련 문서
- [1] [link url=][/link] - 평균 3.5%의 소금(염분)이 녹아 있는 바닷물은 약 영하 1.8도에서 영하 2도에 도달해야 비로소 얼기 시작합니다.
- [2] [link url=][/link] - 바다가 얼려면 표면뿐만 아니라 상층부 약 100미터에서 150미터 깊이의 전체 수온이 모두 영하 1.8도 근처까지 냉각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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